저희 부부는 남해를 사랑합니다. 한적한 어촌 마을의 해안선과 드넓은 바다의 수평선은 저희들의 마음을 홀렸지요. 연애 시작 후 첫 여행지를 남해로 선택하였고, 태교 여행도 남해, 그리고 봄이가 태어난 후 저희 둘 만의 첫 여행도 남해가 되었네요. (거의 남해만 못해도 한 10번은 간 것 같아요.)
모든 부모가 그렇듯이 아이가 태어나면 삶의 중심은 자녀가 됩니다. 여행을 가더라도 육아는 끝이 없지요. 부부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온전히 서로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기란 좀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나여님의 생일 겸, 우리 부부가 만난지 9주년, 봄이가 40개월이 된 오늘, 단 둘의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봄이는 잠시 할머니,할아버지의 곁으로)
호텔 이제 남해
호텔 이제 남해의 첫 느낌
사실 멀리서 바라보면 이제 호텔은 '어라? 이건 뭐지?' 과 같은 당황스러움이 생깁니다. 호텔 옆으로 모텔촌에 있을법한 빈티지한 모텔이 있기 때문일까요, 호텔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큰 도로에서 들어가는 입구에 이제 호텔과 어울리는 이정표라도 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지만, 자동 문이 열리고 로비에 들어가는 순간 힐링이 시작됩니다.
남해 호텔 이제의 특별한 로비
저는 주차를 하느라 못했지만 나여님의 말에 따르면 스트레스 지수 체크를 하고 상태에 맞는 아로마 오일과 티백을
웰컴 선물로 받는다고 합니다. 나여님의 스트레스 지수는 낮음. 거기에 따른 웰컴 기프트는 '충전'이었어요.
호텔 이제 남해 201호 내부
방문을 연 순간 부터는 우리만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거친 질감이 느껴지는 연회색 벽과 우드톤의 가구들이 단정하게 배치되어 있고 넓은 창을 통해 잔잔한 바다가 보입니다. 깔끔한 인테리어를 위해 TV나 기타 소소한 물건들은 붙박이장 안에 있고 슬라이딩도어로 마감을 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 우리집도 이렇게 하고 싶어라.)
히노끼탕, 호텔 이제 남해의 시그니처
이제 호텔의 시그니처, 우리가 여기에 온 이유, 바로 히노끼탕입니다. 목욕탕이라고도 부를 수 있을만큼 넓은데 침실 정도의 크기이고 히노끼탕만 침대만합니다. 물을 다 받으려면 2시간정도 소요된다고해요. 실제로도 그정도 걸렸습니다. 핑크솔트가 덩어리째 있어서 탕안에 넣고 물을 받으면 반짝 반짝 빛이 났어요.
에머니티 역시 이제 호텔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담았습니다. 친환경 칫솔과 치약, 그리고 비누까지.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 함으로써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이 저에게도 와닿았습니다. 집에서도 대나무 칫솔을 사용하고 있어서 익숙했지만 고체 치약은 처음이라 어색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거품도 잘 나고 입을 행구고 나면 상쾌함이 더 오래 갔던 것 같아요.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들어온 시간이 7시 30분, 들어오자 마자 히노끼탕에 물을 받았어요. 핑크솔트도 잊지 않고 넣어줍니다. 히노끼탕에 물을 받는 동안 방안에서 사진도 찍고 침대에 누워 모처럼의 휴식을 누렸답니다. 호텔 침대에 우리 부부 둘 만 누워있다니, 이 얼마만의 편안한 휴식인지.
물을 다 받는데 필요한 시간은 2시간, 정말 9시 30분 정도에 물이 거의 다 받아졌답니다. 핸드폰으로 음악을 틀어놓고 느긋하게 즐기는 목욕, 이때 떠오른 것은 바로 '때수건'! '아, 때수건을 가져왔어야 했어!' 코로나19 때문에 공중목욕탕에서 때를 민게 거의 3년 전.. 바로 오늘 공중목욕탕보다 좋은 곳을 왔는데 때를 못밀다니...
바다를 보면서 반식욕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서 아침 6시에 일어나서 탕에 물을 받고 다시 잠들고 8시에 일어나서 반신욕을 한 번 더 했답니다. 정말, 이곳에 오면 몸이 퉁퉁 불어서 간다는 말이 소문만은 아니었지요. 아침에는 만조때라 물이 찬 바다를 볼 수 있었어요. (체크인 할 당시는 간조때였고 저녁에는 어두워서 볼 수 없었답니다.) 다행이 날씨도 좋아서 "하늘은 우릴 향해 열려있어, 그리고 내곁에는 니가 있어~."를 절로 흥얼흥얼 거립니다.
이제 남해에서의 식사
이제 호텔의 숙박 비용에는 조식(전복죽)과 석식(코스요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든 것을 호텔 안에서 해결할 수 있어서 요즘 신혼여행이나 태교여행으로 많이 온다고 해요. 사전에 미리 식사 시간을 예약하면 그 시간에 맞춰 식당으로 내려가면 됩니다. 저희는 18:30으로 예약을 잡았어요. 주류를 따로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해산물에 어울리는 와인을 미리 준비해갔습니다. (화이트와인은 처음이라, 그러면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추천와인이라고 써져있는 것을 냉큼 집었답니다.)
저녁 식사, 1차로 회와 일본식 튀김, 메로찜 등이 먼저 나오고 2차로 한우 등심 스테이크(라고 하기엔 얇지만 맛은 좋은)를 여러 채소와 함께 계란 노른자에 찍어먹는 음식(스끼야끼, 난 스끼야끼가 뭔지 모르고 "스끼다시 반찬 아니야?" 라고 말했다가 한바탕 웃었다.)이 나왔습니다.그리고 된장국과 밥도 같이 나왔어요. 이정도 먹으면 배가 터질만하지요. 마지막 후식이 나오는데 남해에서 유명한 유자를 사베트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침이 팡팡 터지는 상큼함이 입안에 가득해졌습니다.
일어나자 마자 블라인드를 올리고 창밖의 바다를 바라보며 일리 캡슐커피를 마셔봅니다. 평소엔 빈속에 커피 안마시는데 호텔에 오면 뭔지 모를 허세가 발동하지요. 아침 식사는 전복죽이 나옵니다. 딱 아침에 먹기 좋은 음식이지요. 꾸덕꾸덕하니 상당히 맛도 좋았답니다. 이렇게 꼬박꼬박 밥을 챙겨주니 이곳에 한 달만 지낸다면 절로 건강해질 것 같았어요.
이제 남해의 별채탕
료칸 스타일의 숙소 남해 이제는 별채탕으로 그 방점을 제대로 찍었습니다. 별채탕 역시 숙박 요금에 포함되어 있고 시간 예약을 할 수 있도록 체크인 하루 전에 연락이 옵니다. 저희는 다음 날 아침 10시 30분으로 예약을 했어요. 이 시각에 예약을 하면 자동으로 12시에 체크 아웃을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체크 아웃 시각은 11시에요.)
별채탕 앞으로 소소한 정원이 꾸며져있는데 화려하지 않아서 더 예뻤던 것 같아요. 별채탕안을 열어보면 대접을 제대로 받고 있다는 생각이 납니다. 차도 세팅이 되어있고 물도 받아져있어요. 먼저 블루투스로 음악을 재생시키고, 차를 한 잔 마신 다음에 탕에 들어갑니다. 사실 워낙에 탕에 많이 들어간터라 발만 담그려고 했는데, '이때 아니면 또 언제 즐기겠냐' 라는 생각에 또 탕에 저의 몸을 맡깁니다. 별채탕의 탕은 온도가 조절되는 시스템이라 시간이 지나도 식지 않았어요. 별채탕의 이용 시간은 45분인데, 들어올 때 모래시계를 돌리고 45분을 기다리면 됩니다.
호텔 이제 남해에서의 추억들
별채탕 앞은 남해 이제의 포토 스팟입니다. 다들 이곳에서 사진을 찍더라구요. 대나무 숲 정원 사이로 길이 이어져 있고 그 길 끝에는 바다가 보입니다. 오랜만에 연애 할 때의 감성을 살려 마구마구 추억을 담았습니다. 숙소 앞으로도 바다가 펼쳐져있어서 사진 찍기 정말 좋은 곳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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