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TV를 틀면 부정적인 뉴스들이 계속됩니다. 인플레이션, 전쟁, 자산의 폭락, 혐오 범죄. 이런 뉴스를 접하거나 실제로 겪게 되면 우린 지쳐갑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뉴스를 보기 꺼려졌던 것 같습니다. 대신에 책을 들었습니다. 여기 지친 당신을 위한 선물이 있습니다. 바로 김호연 작가의 소설 '불편한 편의점'입니다.
나에게 편의점이란
우리나라에 편의점이 처음 들어온 것은 서울 올림픽 직후인 1989년입니다. 서울 방이동에 있는 '세븐일레븐 올림픽점' 이 바로 첫 편의점이지요. 편의점이 들어온 후 우리의 생활은 '편의점'의 말 그대로 좀 더 편리해졌습니다. 20대에는 친구들과 자취방에서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다 떨어졌을 때 언제든지 술을 리필할 수 있는 곳이자 시험 기간에 밤새며 공부하다 무거운 눈으로 아침 첫 끼니를 라면과 삼각김밥으로 채우던 곳이었습니다. 30대에는 주머니 사정이 좀 좋아질 줄 알았지만 여전히 원 플러스 원의 기획 상품을 노리면서 이마트보다 더 싸게 샀다며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게 해주는 곳입니다.
소설 불편한 편의점에 대하여
이번에 읽은 책은 김호연 작가가 쓴 '불편한 편의점'입니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처럼 역설법을 제목으로 넣어 대중의 호기심을 자아내고자 했다면 저는 정확하게 마케팅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불편한 편의점'의 원 플러스 원 기획에 빠져들었습니다. 여기에서 원 플러스 원이란 바로 '재미'와 '감동'이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역사가 있습니다. 100명의 사람이 모이면 100개의 역사가 쌓입니다. 각자의 역사 안에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살아가고 성장합니다. 그런 다양한 문제 중에는 모든 사람들이 고민하는 공통된 문제가 있지요. 바로 사람들 간의 관계와 소통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에는 불편함이라는 문제가 공존합니다.
이 책이 공감되는 이유는 바로 우리 모두가 겪을법한 사람 사이의 불편한 문제가 우연히 편의점에 취직한 노숙자 '독고'라는 인물로 인해 해결되고 편해지는 과정을 간접 경험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억을 잊은 '독고'가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을 응원하면서 한 때 방황했었던 우리의 모습도 되돌아볼 수 있게 됩니다.
취업, 꿈, 직장, 자녀,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로 인해 무거웠던 마음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생각이 깊어지는 구절
어쩌면 노숙자 같은 사람들을 도울 방법은 그렇게 좀 더 느리게, 천천히 다가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니 아무런 사회와의 끈도 없다고 느끼던 자발적 아싸인 자신이 무언가 연결점을 찾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녀 역시 독고 씨에게 도움을 받은 셈이다. - 80쪽-
상처를 돌아보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 혹은 욕망이 그 사람의 원동력이 되고 캐릭턱 된다. 캐릭터가 보여주려면 캐릭터가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떤 길로 가느냐를 보여주면 된다. - 156쪽-
편의점이란 사람들이 수시로 오가는 곳이고 손님이나 점원이나 예외없이 머물다 가는 공간이라는 걸, 물건이든 돈이든 충전을 하고 떠나는 인간들의 주유소라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이 주유소에서 나는 기름만 넣은 것이 아니라 아예 차를 고쳤다. 고쳤으면 떠나야지. 다시 길을 가야지. -243쪽-
따지고 보면 가족도 인생이란 여정에서 만난 서로의 손님 아닌가? 귀빈이건 불청객이건 손님으로만 대해도 서로 상처 주는 일은 없을 터였다. - 252쪽-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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