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3년 계묘년의 첫 포스팅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을 한 끝에 저의 다짐을 이끌어 줄 수 있는 '하얼빈'의 서평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칼의 노래'로 이순신 장군님 한 개인이 절망적인 현실을 들이받는 고뇌를 써 내려갔던 김훈 작가님이 이번에는 안중근 의사의 삶을 다룬 '하얼빈'이라는 책이 출판되었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이 책을 읽어볼까?'라는 흥미가 아닌 '이 책은 읽어야만 한다'라는 의무감으로 읽어나갔습니다.
왜 책 제목이 '하얼빈'일까?
하얼빈은 31살 홀현단신의 몸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함으로써 젊은 삶을 불태웠던 장소입니다. 김훈 작가님은 이 책을 통해 안중근이 이토를 죽여야 했던 대의나 정당성을 논하면서 영웅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라, 너무나도 안타까운 시대에 살았던 젊은 청춘의 고뇌와 폭발하는 에너지를 분출했던 최종 목적지가 '하얼빈'이었기 때문에 책 제목을 그리 정하시지 않았을까 생각하였습니다.
'하얼빈'을 읽고 나서
이 책은 사실 쉽게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책의 전반부에는 안중근, 이토히로부미, 천주교의 시각에서 목적지인 하얼빈까지 향하는 여정을 담백하게 써 내려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흥미롭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안중근이 목적지인 하얼빈에 도착을 하고 이토히로부미를 암살을 하기까지 안중근 의사 개인의 심리 묘사에 몰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체포되고 검찰과 법정에서 심문을 받고 형장의 이슬로 살아지는 서사는 담백하게 전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들었던 의문은 안중근 의사를 생각보다 영웅화시키려는 모습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토히로부미 역시 죽어 마땅한 극악무도한 인물로 묘사되지도 않았지요. 문명개화와 약육강식의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안중근 개인의 심리에 집중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점이 김훈 작가님의 스타일이죠. 소설 속 인물을 시대상에 휩쓸리는 사람이 아닌, 그런 행동을 해야 했던 내면에 집중하면서 바로 곁에서 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독자에게 전달해 줍니다.
이 책의 후기에는 안중근 의사의 거사 이후에 그의 가족이 겪어야 했던 시련과 굴욕에 대해 역사적 사실 그대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대부분의 독자라면 잘 몰랐던 사실일 것 같아요. 제가 그의 가족이었다면 과연 어떤 일을 하였으며 그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었을까 생각에 빠졌던 시간이었습니다.
안중근을 그의 시대 안에 가두어놓을 수는 없다. '무직'이며 '포수'인 안중근은 약육강식 하는 인간세의 운명을 향해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고 있다. 안중근은 말하고 또 말한다. 안중근의 총은 그의 말과 다르지 않다.
- 작가의 말 307쪽-
이 책은 위의 말로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안중근 의사님이 이 시대를 바라본다면 어떤 말씀을 할까요? 이데올로기에 의해 남북으로 나뉘고, 역사왜곡으로 동북공정을 일으키는 강대국 중국과 세계 평화를 자처하지만 대부분의 전쟁에 관련이 있는 동맹국 미국 사이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그의 대의였던 '동양 평화'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실지 의문을 가지며 이번 포스팅을 마칩니다.
'독서하는 봄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자의 그릇 책 리뷰 '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법'에 대해 (46) | 2023.01.31 |
---|---|
'바빌론 부자들의 돈 버는 지혜 ' 책 리뷰(쉬운 재테크 입문서 추천) (33) | 2023.01.15 |
자청의 역행자, 경제적 자유를 위한 자기 계발 분야 베스트셀러 (14) | 2022.12.06 |
지친 당신을 위한 선물, 불편한 편의점 책 리뷰 (44) | 2022.10.23 |
[서평] 투자서의 백미, 앙드레 코스톨라니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15) | 2022.09.19 |
댓글